[펠로우] 속도보다 중요한 건 방향! - 싱가포르 성형외과의 Chia Hui Ling 인터뷰

펠로우
작성자
jwleecenter
작성일
2015-10-19 15:26
top post안녕하세요. 자기소개를 간단히 부탁 드립니다.
제 이름은 Chia Hui Ling입니다. 저는 싱가포르의 KK Women’s and Children’s Hospital(이하 KKWCH)의 성형외과 레지던트 4년차이며 이제 막 한국에서의 연수를 마치고 시험을 치르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수 많은 직업 중에서 왜 의사가 되고 싶었는지, 특히 성형외과의 길을 선택하신 이유를 말씀해주세요.
저는 사람을 돕는 일에 강한 끌림을 느낍니다. 의학자로서 Human biology, 사람의 인체가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알아가는 의학이라는 학문 자체에도 끌렸습니다. 그래서 제게는 의사라는 직업이 두 개의 완벽한 조화라고 생각했습니다. 기본 외과적 수술 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성형외과 수술을 겪어볼 수 있었는데요, 성형외과는 미적 감각과 창의력이 다른 전공에 비해 중요한데 그 점이 무척 매력적이었습니다. 신생아부터 노인까지 모든 연령층의 환자들과 일을 할 수 있다는 점, 다양한 전공의들과 함께 일 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성형외과 의사로써 어떨 때 가장 보람을 느끼나요?
이건 굉장히 어려운 질문인데요, 저는 현재 cleft and cranial facial plastic surgery를 전공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 전공분야의 환자들이 수술을 통해 예쁜 얼굴을 찾아 사람들과 점점 더 많이 이야기를 나누고 전보다 더 편하게 밥을 먹으며 일상 생활이 가능해지는 것을 보며 큰 보람을 느낍니다. 무엇보다 제가 하는 일이 단순히 기능적으로만 환자들을 치유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감을 되찾아 세상을 마주할 수 있게 돕는다는 사실이, 그런 방식으로 제가 한 사람의 인생이 긍정적으로 변화하는데 이바지 할 수 있다는 사실에서 성형외과 의사로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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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한국에 방문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김석화 교수님(어린이병원 병원장)께서 전에 저희 병원에 방문하신 적이 있었는데 교수님을 통해서 서울대학교 병원의 많은 병상과 발전한 기술력에 관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국제적으로 성형기술이 매우 발전한 한국에서 새로운 기술을 배워 갈 수 있다는 점에서 무척 오고 싶었고 다른 문화를 체험한다는 점에서도 개인적으로 좋은 경험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연수과정은 어떠했나요?
연구과정에서 저는 크게 세 가지의 수술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첫 째는 Craniofacial surgery(두개안면외과) 쪽에서 Clef lip(구순열)와 cleft palate(구순열) 수술에 관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둘째는 손성형과 몇몇 미용 성형에 관해 배웠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성인의 Reconstructive surgery (유방복원술) 교육을 받을 예정입니다. 이번 교육을 통해 배운 것들은 싱가포르에 돌아가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Cleft lip surgery(구순열수술) 쪽에는 어떻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요?
KKWCH에서 성형외과 전문의 교육을 받는 도중에 Operations Smile이라는 단체를 통해 개발도상국에서 의료봉사(mission trip)에 참여하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Operations Smile에 관해서 더 얘기해 줄 수 있나요?
Operation Smile은 국제적인 단체로 도움이 필요한 나라에 방문하여 의료봉사를 수행하는데 구순열수술을 주로 합니다. 구순열수술은 굉장히 빠르고 효과적인 수술로 수술 결과가 좋습니다. 또한 방문국의 의사들을 교육하기도 비교적 간단합니다. 싱가포르에서는 저의 예전 상사의 주도로 간호사, 치과의사, 언어치료사, 소아과 의사, 마취과 의사 등을 포함한 의료진이 한 팀을 꾸려 1주일 정도 해당 국가를 방문하였습니다. 해당 국가에 도착하여 일단 선별작업(screening)을 통해 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을 결정합니다. 결정작업을 마치고 나면 약 4일간 끊임없는 수술을 합니다. 200명이 넘는 환자들이 수술을 필요로 했지만 시설적 문제로 그 중 1/3은 되돌려 보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수술환경이 적절하지 못하면 안전 문제로 인하여 많은 수술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방문 기간 동안 보통 100건이 넘는 수술을 합니다. 또한 KKWCH 병원에 있는 구호금을 통해 해당 국가에서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들을 싱가포르로 초청해 수술을 무료로 해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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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 기간 중 배우셨다는 손성형(Hand surgery)에 관해서 설명해주세요.
싱가포르에서는 손성형에 있어서 따로 전문의가 있습니다. 그래서 성형외과 의사로써 손성형 수술을 하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두개안면 결손 재건 수술(Craniofacial defect surgery)를 담당하고 있는 저로서는 환자의 상태가 안면성형과 손성형이 동반되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아페르 증후군(Apert syndrome) 환자들의 경우 대표적으로 Craniofacial defect와 손의 기형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복잡한 수술이라면 손수술을 담당하는 전문의가 하겠지만 비교적 간단한 수술의 경우 저희가 직접 합니다. 또한 의료봉사에 참가하다 보면 현장에서 손기형 환자들이 많이 만나게 되기 때문에 제가 꼭 배워야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재건 성형에 관해 다양한 연구를 하셨다고 들었는데요 개인의 연구에 대하여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시겠어요?
대부분의 재건 수술 연구는 기초 연구가 기본이지만 저는 임상연구를 주로 하고 있습니다. 그 중 제가 특별히 관심 있는 분야는 지방이식(fat transplantation)분야입니다. 최근 들어 지방은 또 다른 줄기세포(stem cell)의 자원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지방을 안전하게 축출하여 기를 수 있다면 연골 및 조직(tissue)를 포함한 여러 분야에 이용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구순열환자들과 Romberg syndrome, 편측안면소체증(Hemifacial microsomia) 환자들의 경우 조직 결핍이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입니다. 지방은 우리 몸에서 비교적 쉽게 축출이 가능하고 가격도 쌉니다. 골수를 적출하는 것 보다 침습성(invasiveness)가 덜하고 배아줄기세포(Embryological stem cell)를 축출하는 것 보다 윤리적인 문제도 적습니다. 저는 어떻게 하면 이 지방세포를 좀 더 안전하게 축출하고 이용할 수 있을지 연구하고자 합니다. 아직까지 지방을 이용한 재건 수술의 결과는 예측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30%의 환자들로부터 지방의 낭종이나 괴사(fat cyst or necrosis)를 볼 수 있는데 언젠가 제가 합병증을 줄이고 지방을 좀 더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지금껏 성형외과는 국제보건에서 가장 우선적인 고려 대상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최근에 들어서야 그 필요성이 두드러지고 있는데 어떤 분야의 성형외과 수술이 시급할 지 궁금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성형외과 수술의 가장 큰 문제점은 대중들이 성형외과에 관해 가지고 있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데 비해 정작 수술에 관해서는 잘 모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형외과 수술을 미용적 목적과 많이 연관시킵니다. 하지만 성형외과적 수술은 암환자, 외상환자, 선천적 이상(Congenital abnormality)과 화상 환자들의 재건에 필수적입니다. 일단 일반인들의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개도국의 부족한 성형외과 의사의 수도 문제입니다. 만성질환(Chronic disease)의 경우, 한번의 치료를 통한 완쾌는 힘듭니다.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데 외부에서 의료봉사의 목적으로 지역을 방문하는 것도 많아야 1년에 한번 정도밖에 되지 못합니다. 따라서 각 국가의 의료진들을 교육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 경험으로 비추어볼 때, 구순열수술의 경우 일회적인 수술로도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수술결과를 얻을 수 있고, 앞서 언급하였듯 현지 의료인에 대한 교육이 수월하기 때문에 국제보건의 차원에서 시도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수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더불어 개도국의 발생 비율이 높은 외상환자, 화상환자들에 대한 치료가 해당 국가의 의료진을 통해 충분히 행해질 수 있도록 의사들을 교육시키고 이를 위해 필요한 자원을 외부에서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면 환자들의 부담을 줄이고 나아가 환자들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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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의사로써 여기까지 오는데 오래 걸리고 힘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길이었는지 얘기해 줄 수 있나요? 그리고 앞으로 꿈이 어떻게 되는지 말해주세요.
저는 영국에서 수술에 관련한 교육과 연수를 받았습니다. 아버지가 편찮아지면서 싱가포르로 돌아오게 되었는데, 당장 저를 바로 받아주는 병원이 싱가포르에 없어서 준비기간이 필요했고, 그러 인해 몇 년 정도 다른 사람들보다 뒤처지게 되었습니다. 또한 결혼을 해서 2명의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또다시 몇 년 정도 다른 사람들보다 뒤쳐지게 되었습니다. 현재 성형외과 전문의 과정을 마친 다른 사람들보다는 졸업이 늦게 된 이유도 그 것 때문입니다. 같은 위치에 있지만 저보다 6살이나 어린 친구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진정으로 원하는 일이 있다면 남보다 천천히 가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절대 시간이 여러분을 제약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앞으로 그 동안 공부하고 수련해왔던 소아외과에서 계속 일하고 싶습니다. 보람도 느끼고 제 라이프 스타일과 잘 맞기 때문입니다. 저는 아이들을 위해 일하는 것도 즐겁고 많은 의사들이 힘들어한다는 환아의 부모님들을 대하는 것도 즐겁습니다. 아이들뿐 아니라 여성 성형, 예를 들면 유방 복원술과 같은 분야도 계속 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에 한 마디 남겨주세요.
우선 저는 제가 한국에 와 있는 동안 편하게 지낼 수 있게 도와준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고 싶습니다. 김석화 교수님과 다른 연구진들, 함께 해주신 분들께 감사합니다. 모두들 잘 적응할 수 있게 도움 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는 국제보건에 관해 한국의 의사만 교육시키는 것이 아니라 교육이 절실한 개발도상국의 의사들까지 교육시키는 멋진 비전과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의미있는 활동을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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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쁜 와중에도 성심껏 인터뷰에 응해준 Dr.Chia Hui Ling와 특별히 이번 만남의 인터뷰어로 참여해준 서울의대 동아리 글로벌헬스포럼의 최수련 학생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