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06-22
    다시 찾은 우즈베키스탄, 희망의 성장을 확인하다

    다시 찾은 우즈베키스탄, 희망의 성장을 확인하다

    우즈베키스탄에서 태어난 루스란(가명)은 생후 2개월에 선천성 심장병을 진단받았다. 의사는 루스란이 반드시 수술을 받아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즈베키스탄에는 수술을 할 수 있는 병원이 없다고 말했다. 루스란은 모유를 먹지 못할 정도로 숨쉬기를 힘들어했고, 얼굴과 손에는 늘 푸른빛이 돌았다. 루스란의 어머니는 양육을 거부한 남편을 떠나 친정의 도움으로 아이의 치료와 생계를 이어갔다. 한 달에 절반 이상을 병원에서 보내면서 계속된 치료에도 루스란의 상태는 나아질 수 없었고, 생후 2년이 되도록 단어를 말하지 못할 정도로 발달이 느렸다.

    루스란에게 건강을 회복할 기회가 온 것은 루스란이 3살이 되던 해였다. 6개월에 한 번씩 검사를 받으러 집에서 자동차로 4시간이 걸리는 타슈켄트 소아의료원을 다녔는데, 한국에서 의료진이 방문해 소아심장수술을 할 예정이라는 소식을 접한 것이었다. 당시 수술을 신청한 수많은 아이들 중에서도 특히나 상태가 좋지 않았던 루스란은 2012년 5월 26일 김웅한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흉부외과 교수(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 부센터장)에게 수술을 받았다.

    4년 만에 타슈켄트 소아의료원에서 김웅한 교수를 다시 만난 루스란은 같은 또래 여느 아이들과 다름없는 발그레한 양 볼에 장난기를 가득 담고 있었다. 루스란의 어머니는 타슈켄트 소아의료원에서 만난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 연구진과의 인터뷰에서 루스란이 현재 보통 아이들과 거의 차이가 없을 만큼 성장했고, 친구들과 곧잘 뛰어놀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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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저소득국 소아심장수술과 수술기술 전수사업 효과성 연구 인터뷰에 참여하기 위해 타슈켄트 소아의료원을 다시 찾은 어린이들과 보호자들.

     

    지난 6월 10일부터 18일까지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소아의료원에서 ‘2016년 우즈베키스탄 소아심장수술 역량강화 사업’을 진행했다. 루스란과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는 아이들이 소아심장수술을 통해 건강한 삶을 되찾을 수 있도록, 그리고 멀지 않은 미래에는 더 많은 아이들이 자국 의료진의 의술만으로도 수술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다.

    수술은 한국 의료진 12명과 현지 의료진 4명으로 구성된 수술팀이 공동으로 진행했다. 특히 올해는 다양한 폐정맥환류이상 환자와 유아 환자처럼 고난도의 수술 기술을 필요로 하는 환자에 대한 수술이 이뤄졌다. 수술팀을 이끈 김웅한 교수는 “수년간의 수술기술 전수로 현지 의료진의 자체 역량이 어느 정도 성장했기 때문에 어려운 수술이 가능했다. 수술 수준을 높이려는 현지 의료진의 열정이 대단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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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슈켄트 소아의료원에서 우즈베키스탄 의료진에게 수술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있는 김웅한 교수(오른쪽 두번째)

    하지만 양국 의료진의 열정이 컸던 만큼 더 많은 아이들에게 수술 받을 기회를 주지 못한 안타까움도 크다. 타슈켄트 소아의료원의 공고를 보고 어린이 184명이 수술을 신청했으나 시간과 의료장비의 제약 때문에 위급한 상황에 있는 어린이 10명만이 우선적으로 선정돼 수술을 받았다. 김웅한 교수는 “고난도의 수술에 필요한 장비가 부족하고 물품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것이 큰 어려움이었다”라고 말했다.

    김웅한 교수가 이끈 수술팀의 한국 의료진은 서울대학교병원, 부천세종병원, 단국대학교병원, 삼성의료원 등 4개 병원 소속의 흉부외과, 소아과, 마취과 의료진 12명으로 구성됐으며, 해당 의료진들은 바쁜 진료 일정에도 개인 휴가를 내고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또한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 연구진은 현지에서 과거 김웅한 교수에게 수술을 받은 환자의 보호자와 의료진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는 김웅한 교수가 십여 년간 중저소득국에서 해온 소아심장수술 및 현지 의료진 수술기술 전수 활동의 효과성을 평가하기 위한 연구의 일환이다. 인터뷰에는 환자 15명의 보호자와 의료진 10명이 참여했고, 설문조사에는 153명이 응했다.

    ‘우즈베키스탄 소아심장수술 역량강화 사업’은 한국 의료진이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해 현지 의료진과 함께 선천성 심장병 수술을 시행함으로써 심장질환을 가진 어린이들을 치료하고 현지 의료진의 역량강화 및 심장수술 자립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의 국제공헌사업이다.

    우즈베키스탄에서의 소아심장수술 관련 활동은 2009년 서울대학교병원 공공의료사업단이 시작했고, 2015년부터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 주관으로 지속되고 있다. 올해 사업에는 ㈜면사랑과 아산사회복지재단이 각각 3천만 원과 2천만 원을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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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소아의료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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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 이화영 선임연구원(왼쪽부터)과 조요셉 연구원이 수술팀에 참여한 우즈베키스탄 의료진을 인터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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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 우즈베키스탄 소아심장수술 역량강화 사업에 참여한 한국 의료진과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 연구진

     

    <2016 우즈베키스탄 소아심장수술 역량강화 사업 참여자>
    김웅한 서울대학교병원 소아흉부외과 교수
    김진태 서울대학교병원 마취과 교수
    이소라 서울대학교병원 간호사
    조성규 부천세종병원 흉부외과 의사
    임효빈 부천세종병원 소아과 의사
    이진권 부천세종병원 심폐기사
    김은화 부천세종병원 수간호사
    신세미 부천세종병원 간호사
    송진영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한선 단국대학교병원 흉부외과 의사
    임재홍 공중보건의
    Jlilov Gulomjon 마취과 의사(서울대학교병원 연수생)
    이화영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 선임연구원
    강기정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 연구원
    차선아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 연구원
    조요셉 이종욱글로벌의학센터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