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10-19
    건강한 삶을 위한 사람과 사람의 고리 _ 17th Academia for Global Medicine

    건강한 삶을 위한 사람과 사람의 고리 _ 17th Academia for Global Medicine

    건강한 삶을 위한 사람과 사람의 고리 17th Academia for Global Medicine

     

     

     

    지난 6월 1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대강당에서는 아카데미아 17번째 순서로 하버드대학교 Ichiro Kawachi 교수(Chair of Department of Social and Behavioral Sciences)의 사회적 자본과 주민건강(social capital and population health)에 관한 흥미로운 강의가 진행되었다.

     

    사회적 자본은 한 개인이 사회연결망(social networks)에 속하면서 파생되는 자원으로 정의할 수 있다. 사회적 자본으로서의 자원은 두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이해할 수 있다. 우선 개인적 측면에서는 단순 정보(Information), 도움이나 정서적인 지지(Emotional support), 물리적 지원(Instrumental assistance)과 같은 부분을 자원으로 이해할 수 있다. 반면에 집단적인 측면에서의 자원, 곧 사회적 자본은 사회적 규범을 부과할 수 있는 능력(Ability to enforce norms), 비공식적인 사회적 제어장치의 활용(Exercise of informal social control), 집단행동을 요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Solving collective action problems) 등과 관련이 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사회적자본과 건강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이번 강연의 주제이기도 한 이 질문에 대하여 Kawachi 교수는 첫 번째로 일본의 노인 인구를 대상으로 진행된 AGES Cohort Study[1]의 결과를 소개하였다. 해당 연구의 목적은 노인이 누군가와 어울리지 않고 홀로 운동을 하는 것과 운동 조직(Sports organization)의 일원으로서 운동에 참여하는 것 중 어떤 조건이 건강 측정 지표로서 기능성 장애(functional disability) 예방에 보다 더 효과적인지 알아보는 것이다.

    우선 연구의 대상 그룹은 아래와 같이 넷으로 나뉜다.

     

    1) 능동적인 참여자 그룹, AP

    (Active Participant: physically active and participated in sports organization)

     

    2) 개인적 수준의 참여자그룹, EA

    (Exercise Alone: physically active but did not participate in sports organization)

     

    3) 수동적인 참여자 그룹, PP

    (Passive Participant – sedentary but participated in sports organization)

     

    4) 활동 비참여자 그룹, S

    (Sedentary: sedentary and did not participate in sports organization)

     

     

     

    Sports Organization이 진행하는 다양한 체육 활동

     

     

    Adjusted hazard ratios (95% confidence intervals) for incident functional disability by combination of exercise and participation in a sport organization.

     

    일본의 65세 이상 노인 비장애인 인구 11,581명을 대상으로 한 4년간의 추적연구 결과, S그룹의 위험성(incident functional disability)이 가장 높게 나타났고 EA그룹이 그 뒤를 이었다.  AP그룹의 위험성이 가장 낮게 나타났으며 AP그룹의 위험도 수치를 기준으로 볼 때, PP그룹의 사람들이 기능성 장애에 대한 위험도가 EA그룹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의 의미는 운동 그 자체도 도움이 되지만 사회적 참여(participation in sports organization)를 동반하는 운동이 보다 나은 건강상태에 이르는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확인한 데에 있다. 하지만 연구의 피대상자가 이미 충분히 건강한 상태에서 사회활동에 참여했거나, 결론 도출 과정에서 고려할 수 없는 변인들-적응/친화력(congeniality), 기질(temperament), 성격(personality), 선천적 유전요소(genetic inheritance)등-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운동 조직에 참여하여 운동함이 곧 건강의 증진을 담보한다고 단정 짓기는 어려운 부분이 존재한다.

     

    Kawachi 교수는 이어서 2006년부터 2008년까지 3년간 일본에서 수집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루어진  “살롱(Salon, 국내개념으로 보자면 노인정 정도로 분류 가능)을 매개로 하는 노인의 사회적 참여와 건강의 관계 연구를 소개하였다.[2] 연구는 대상의 건강을 측정하는 지표로 자가 진단 건강상태(Self-Rated Health, SRH) 설문 결과를 사용하였으며 그 결과, 살롱 프로그램의 참여와 해당 지표 사이에 유의미한 관계가 있음을 밝혀내었다.

     

     

     

    위의 도표를 통해 알 수 있듯이 2007년 5월 초, 연구 지역인 Taketoyo 북쪽에 3개의 살롱이 설립되면서 살롱 프로그램의 참여자와 비참여자간의 SRH 수치 차이가 커지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살롱 프로그램의 참여자들은 2007년 이전에 이미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SRH결과를 나타내고 있었다. 이에 연구자들은 살롱 주변 10개의 지역을 선정, 거주지와 살롱의 거리 차이에 따른 살롱 프로그램의 참여도를 추가로 측정하였다. 측정 결과, 살롱에 가까이에 거주하는 노인일수록 프로그램에 더 활발하게 참여 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나아가 살롱 프로그램의 참여가 곧 SRH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결론을 도출 할 수 있었다.

     

     

    Salon program을 즐기고 있는 노인들

    어째서 살롱 프로그램이 노인 인구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되는 걸까? 살롱이 설립되면서 노인들은 살롱이라는 공동의 공간에 모이게 되었고 한 자리에 모인 노인들은 살롱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함께 즐길 수 있었다. 여럿이 함께하는 살롱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노인들은 이전에 비하여 확장된 사회연결망에 소속되는데 이는 곧 사회적 자본의 확대를 의미한다. 살롱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활동은 노인 개인에게 물리적/사회적 능력을 향상시키는 기회로 작용하며 증대된 사회적 자본은 건강 증진의 기제로 작용하여 SRH향상 효과로 나타난다는 것이 Kawachi 교수의 설명이다.

     

    Kawachi 교수는 끝으로 사회적 자본이 재난 회복 과정에서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impact of social capital on disaster resilience)를 소개하였다.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네트워크(Community-based networks)는 크게 3가지 측면에서 재난 후 지역사회의 회복에 도움이 된다. 첫 째, 사회연결망은 비공식적으로 피해자들에게 보험과 같은 역할을 한다(informal insurance). 사람들은 마치 건강보험의 혜택을 받듯이 사회적으로 연결된 다른 사람들로부터 다양한 형태로 도움의 손길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재정적인 것 일 수도 있고 다른 형태의 필요 자원일 수도 있다. 둘 째, 회복에 소모되는 개인 차원의 노력들이 조직화되면서 개개인의 노력이 보다 효율적으로 재난 복구에 사용될 수 있다. 이는 ‘Voice’라는 개념으로 명명 할 수 있다. 셋 째, 사회연결망이 특정 지역에 대한 소속감으로 역할 하면서 한 개인이 주어진 재난 상황을 극복해나갈 수 있는 이유이자 힘이 될 수 있다.

     

    재해발생 발생 10일 후 (좌) – 재해발생 8개월 후(우)

     

     

    이와누마 프로젝트(Iwanuma Project)는 2011년 일본 동해상에서 일어난 지진, 쓰나미가 일본 사회에 가져온 영향에 대한 연구이다. 연구는 높은 사회관계망을 지닌 그룹일 수록 쓰나미와 같은 치명적인 재난 상황 이후에도 기능적인 독립(functional independence)능력을 상대적으로 느리게 상실할 것이라는 가설에서 시작되었다. 이와누마 지역 약 5천여명의 주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해당 연구 결과, 높은 사회적 자본을 지닌 사람들은 재난 상황 이후 낮은 사회적 자본이 형성되어 있는 지역의 사람들에 비하여 높은 활동성을 보였다. 그들은 매일 반복되는 일련의 활동들(daily rituals)을 통해 건강을 증진할 수 있는 인지적/기능적 능력을 유지하었으며 이와 같은 과정을 유지하는 데에는 지역이 지닌 높은 수준의 사회연결망이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자본의 총체로 이해할 수 있는 사회연결망은 이를 통해 연결된 집단의 구성원들로 하여금 개인적 차원을 넘어 집단 차원의 노력(collective efforts)을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과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이번 강의를 통해 Kawachi 교수는 얼핏 건강의 문제와는 관계 없어 보이는 사회적 자본이 일상 생활부터 재해 상황까지 다양한 지점에서 건강 상태를 유지하고 향상시키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사람과 사람을 잇는 보다 건강한 사회연결망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이제 우리에게 남은 숙제이다.

     

     

     

    [1] Kanamori, S., Kai, Y., Kondo, K., Hirai, H., Ichida, Y., Suzuki, K., & Kawachi, I. (2012). Participation in sports organizations and the prevention of functional disability in older Japanese: the AGES Cohort Study.

    [2] chida, Y., Hirai, H., Kondo, K., Kawachi, I., Takeda, T., & Endo, H. (2013). Does social participation improve self-rated health in the older population? A quasi-experimental intervention study. Social science & medicine, 94, 83-90.

     

     

     

    작성 및 재구성 ; 유인선(insunssi.cgm@snu.ac.kr)